짜릿한 책 읽기

당신은 주로 어떤 질문을 하나요?

호지티브 2020. 10. 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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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주로 어떤 질문을 하나요?

저는 어렸을 적부터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늘 뭔가 질문하기를 꺼려했죠.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질문을 하는 순간에 주목받는 시선이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로 생각을 거슬로 올라가봐도 궁금한 것이 있었지만, 손을 들고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반친구들의 그 시선이 두려워서 궁금한 것도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저의 학창시절은 그냥 궁금한 것만 많은 아이가 돼버렸습니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질문보다 앞서 저를 가둬버렸습니다. 단지 학창시절의 지나가는 문제로만 여겼지만, 그것은 오히려 성장해나가면서 더 큰 문제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모르면서 그냥 지나치는 것이 습관이 되자 무서운 일이 벌어졌죠.

 

국가의 부름을 받아 군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상관의 명령에 절대복종해야하는 군대에서 저의 습관은 더욱 치명적이었습니다. 상,하 관계에서 질문은 저에게 큰 부담이었습니다. 저의 군복무 당시에는 구타도 있었기에 뭔가 질문하는 것이 더 무서웠거든요. 상관이 무서워서 하지 못했던 질문은 시간이 흐른뒤 왜 얘기할 때 제대로 못듣고, 엉뚱한 행동을 하냐는 질타로 더 크게 돌아왔습니다. 소위 말하는 고문관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늘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알아들은척

적당히 대답을 하고 넘어가지만, 정작 나중에 더 크게 혼날 것을 알면서도 그 습관은 잘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공포심이 

워낙 컸던지라 고칠 엄두도 못냈다고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사회에 나오자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군대에서 고문관으로 통했지만, 국방부 시계는 어찌됐든 돌아간다 라는 말이 있듯이 버티면 언젠가 끝이 나는 군생활이었기에 극복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일을 하고 댓가를 받는 직장생활은 너무도 가혹했습니다.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선 질문이 필수였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직장생활에선 한 번에 잘 알아듣고 척척 해내는 사람이 인정을 받았지만, 어째서인지 저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늘 한 번에 들리지가 않았습니다. 

이번엔 질문도 했는데도 말이죠. 질문이 거듭되자 짜증을 내는 상사의 모습에 또 지레 겁을 먹고 질문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도 결국 일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고문관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쩌면 저는 가장 먼저 질문해야 할 사람에게 오랫동안 질문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바로 저 자신입니다. 저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제대로 물어보지 않고, 늘 살아가는데만 급급했다고 할까요. 질문들에 쫓겨서 다다른 곳은 다름아닌 저의 마음 이었습니다. 저 자신에게 질문하자 삶이 조금씩 변화되는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이룬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해왔지만, 그 안에서도 가장 빛나는 기억은 있었고, 함께 해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 옳은가, 그른가에 따라서 삶의 방향 또한 긍정적으로 변화된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세상은 넓고,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더 궁금한 것들이 많아질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가장 궁금해 해야하고, 끊임없이 질문해야하는 존재.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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